해외수주에서 자금조달 능력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내 건설회사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은 지난해 일본·싱가포르컨소시엄에 밀려 15억 달러 규모의 미얀마 신공항 개발사업을 눈앞에서 놓쳤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자금조달 능력에서 밀리며 수주를 놓쳤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터키가 추진하는 300억 달러 규모의 원전건설·운영사업 입찰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에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내줬다.
원전 건설에 필요한 대규모의 자금을 저리로 확보할 수 없었던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융실패로 인해 수주를 놓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등 정책금융기관이 건설사 등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 금융협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기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중남미 순방길에 사절단으로 참가하면서 현지의 국책은행 및 수출신용기관과 광범위한 금융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상호협력을 통해 현지에서 개발 가능한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고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향후 국내 기업의 수주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조달 능력이 대형 프로젝트 수주의 관건이 되고 있어 두 기관의 선제적인 대응은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발전플랜트, 선박 수주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은은 중동과 중남미 등 전 세계를 상대로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수은은 사우디전력공사,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 등과도 잇따라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현지 발주처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향후 발주되는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K-sure는 무역보험 확대를 통해 국내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현지진출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쿠웨이트국영석유공사(KPC)와 20억 달러 규모의 무역보험을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현지에서 발주되는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넓혔다.
또 41개 이슬람국가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다국적 이슬람 개발금융기구인 이슬람수출신용투자보험공사(ICIEC)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같은 두 정책기관의 발 빠른 행보로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 참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건설·플랜트 시장에서 금융조달 능력이 곧 수주 능력이 됐다”며 “두 정책기관의 지원이 확대될수록 건설사 등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도 탄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


수은, 중동·중남미서 전방위 금융 네트워크 구축

사우디전력공사·브라질 발레 등 발주처와도 협력 강화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이덕훈)은 지난 3월 사우디전력공사(SEC)와 30억 달러 규모의 기본협정(F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FA는 신용한도와 주요 조건을 사전에 약정한 후 개별 수출거래에 대해 상대적으로 간소화된 대출계약 체결로 금융을 지원하는 제도다.
FA를 맺게 되면 SEC는 개별 수출거래의 금융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어 국내 기업의 SEC 프로젝트 수주에 도움이 된다.

SEC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81%의 지분을 소유한 공기업으로 사우디 발전부문의 75%와 송배전부문을 독점하고 있다.


이날 협약은 국내 기업이 수주한 프로젝트에 30억 달러 규모의 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30억 달러는 수은이 지난 2005년 이후 10년간 사우디 발전소 건설 4곳에 지원했던 28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수은은 지난달에도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회사인 브라질 발레(Vale S.A.)와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내용은 20억 달러 상당의 수은 금융지원 협력, 발레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교환 등이다.
금융협약에 따라 세계 광물 시장을 주도하는 발레가 향후 발주하는 각종 인프라사업에 수은의 금융지원을 동반한 국내 기업의 수주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은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중남미 순방에도 동행했다.

중동에서는 아부다비개발기금(ADFD), 카타르 개발은행과도 잇따라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먼저 아부다비 개발은행과는 금융협력을 통해 제3국 공동진출을 추진키로 했다.
양 기관은 신도시 개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ICT, 교육 등의 개도국 개발사업에 양허성 차관을 공동 제공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의 메나(MENA)지역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MENA는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의 합성어이다.


카타르개발은행과는 양국 중소중견기업이 제3국에 진출할 때 공동으로 금융을 지원하고 카타르 발주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석유 등이 풍부한 자원부국이다.
특히 오는 2022년 월드컵 개최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프라, 정보통신 등 비에너지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한국과 다각적인 협력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수은은 중남미에서도 금융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았다.

수은은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기간 중 브라질 칠레 페루 등 중남미 주요 3개국 은행과 전대금융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전대금융은 수은이 현지은행과 신용공여 한도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은행은 수은에서 자금을 조달해 한국 기업과 거래관계가 있는 현지기업에 대출해주는 금융기법이다.

 

이번 협력으로 중남미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은 수출증대, 프로젝트 수주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수출기업 입장에선 선적 등 주요 의무를 이행하자마자 신속히 수출대금을 회수할 수 있고 수입자가 결제대금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

 

해외지점이 없는 수은 입장에선 현지 영업환경에 해박한 해외 현지은행을 영업지점처럼 활용해 직접 금융지원을 할 수 없는 중소 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수은만이 전대금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은은 3월 말 기준 14개국 32개 은행과 60억7000만 달러 규모의 전대 신용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수은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금융을 지원해주는 대표 기관이다.


수은은 올 초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추가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총 80조원의 금융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27조5000억원이 국내 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기회 확대를 위한 해외건설·플랜트산업에 지원된다.
업황 회복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박 부문엔 총 14조5000억원, 중소중견기업에 26조5000억원이 각각 지원될 예정이다.


수은 관계자는 “국가 전략수출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중동, 중남미 등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이 수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

 

K-sure, 국내외 상업은행과 손잡고 해외진출 지원
해외 프로젝트용 지원자금 100억 달러 유치 나서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사장 김영학)가 국내외 상업은행과 손잡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 징검다리를 놓고 있다.


K-sure는 올 들어 쿠웨이트 투르크메니스탄 브라질 쿠바 등과 7건의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지원 확대를 활발하게 벌이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다.


지난 2월 K-sure는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나서는 등 빗장을 풀기 시작한 쿠바 시장에 대한 수출지원을 위해 쿠바중앙은행(BCC), 쿠바대외은행(BEC)과 국내 기업 수출지원을 위한 무역보험 신용공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sure가 쿠바로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6000만 유로(750억원) 한도의 무역보험을 제공하고 쿠바중앙은행은 수입 대금결제를 위해 쿠바대외은행을 통해 개설한 신용장에 대해 승인서를 발급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의 수출계약에 대해 쿠바 정부차원에서 지급을 보증하는 것이어서 쿠바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에는 쿠웨이트의 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쿠웨이트국영석유공사(KPC)와 20억 달러 규모의 무역보험을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내용은 K-sure가 현지에서 발주되는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에 무역보험을 제공하고 KPC는 국내 기업의 자본재를 적극 수입하는 것이다.

 

이번 협약은 쿠웨이트 남부 알주르 지역에 건설되는 정유설비 고도화 사업인 ‘클린퓨얼 프로젝트(CFP)’와 신규 정유공장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이 이슬람 국가의 프로젝트에 진출할 때 무역보험을 지원할 수 있는 길도 만들었다.
K-sure는 지난 3월 41개 이슬람국가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다국적 이슬람 개발금융기구인 이슬람수출신용투자보험공사(ICIEC)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국내 기업의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진출 지원을 위해 투르크메니스탄 대외결제은행(TVEB)과 금융지원 협약을 맺었다.
K-sure는 지난해 투르크 정부가 발주한 ‘화학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11억 달러의 무역보험을 제공해 금융주선을 주도하는 등 국내 기업의 수주지원을 위해 투르크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투르크 정부가 추진 중인 ‘투르크멘바쉬 정유설비 2차 현대화 프로젝트(사업비 9억 달러)’와 ‘오바단 합성석유생산 프로젝트(사업비 40억 달러)’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이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남미에서도 활발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중남미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의 수출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프로젝트 발굴부터 대출, 공동보험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 금융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K-sure는 브라질 개발은행(BNDES)과 협약을 맺고 중남미 프로젝트 공동 발굴, 한-브라질 기업 공동 참여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금융지원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중남미에 최다 지점을 보유한 산탄데르은행과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발전플랜트, 선박 수주지원을 위한 무역보험 20억 달러 사전 신용공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sure는 산탄데르은행과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외화자금 100억 달러 유치라는 목표도 세웠다.
향후 프랑스의 Credit-Agricole, 호주의 ANZ, 네덜란드의 ING 등으로부터 각 20억 달러 유치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국내 수출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 선박수주를 선제적으로 지원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K-sure의 해외진출 금융지원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무역금융 전문지 ‘트레이드파이낸스(Trade Finance)’는 K-sure가 국내 기업에게 제공한 4건의 금융지원을 ‘2014 올해의 거래(Deal of the Year 2014’)로 선정했다.
4건 프로젝트는 투르크메니스탄 화학플랜트, 미국 스프린트(Sprint)사의 차세대 LTE 네트워크 구축, 기아차의 멕시코 현지공장 설립, 호주 로이힐(Roy Hill) 철광산 개발사업 등이다.


이 중 11억 달러 규모의 무역보험 지원이 이뤄진 화학플랜트 프로젝트는 국내 7대 상업은행이 모두 협조융자에 참여한 최초 사례로 기록되기 했다.


K-sure 김영학 사장은 “최근 해외 프로젝트 시장이 ‘先금융 後발주’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금융지원이 얼마나 신속하고 저렴하게 이뤄지는지가 프로젝트 수주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K-sure는 국내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진출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