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건설산업은 경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해외는 유가하락 여파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가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이 30만 가구를 넘어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주택가격 상승률도 꾸준히 플러스권을 유지한 것을 첫 번째 근거로 들었다.


실제 지난해 아파트 분양은 1분기 4만1000가구, 2분기 10만3000가구, 3분기 6만4000가구, 4분기 15만8000가구 등 총 30만 가구가 넘어 투자심리를 회복하고 있다.


두 번째 근거로는 그동안 줄어들었던 SOC 예산이 확대된 점을 들었다.
올해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인프라 건설이 본격화 되면서 SOC예산도 24조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건설 수주액도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액이 지난해 104조원보다 4.9% 증가한 11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수주는 비주거 건축과 토목 부문 증가로 69조7000억원, 공공 수주는 토목 부문 증가 로 40조3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입찰담합과 해외수주 부진 등으로 우울했던 국내 건설업계도 올해는 웃을 일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민간제안을 허용하고 민간투자 대상을 세무서, 경찰서 등 공공청사로 확대키로 함에 따라 건설사의 먹거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1 부동산대책 이후 지속적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신규 분양단지를 찾는 청약자가 많아진 것도 국내 시장 전망을 밝게 해준다.


이에 반해 해외건설은 고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중동 국가들은 유가가 하락하자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발주를 대거 미뤘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중동국가들은 817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발주했으나 3분기에는 305억 달러로 급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저유가가 올해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60~80달러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적으로 중동 국가들은 배럴당 75달러 이상을 기준으로 플랜트 발주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유가가 75달러 이하에 머물 경우 텃밭인 중동에서의 수주활동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대안으로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의 수주 다각화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47.5%(313억 달러)가 중동이고 수주 공종의 78%(517억 달러)가 플랜트임을 감안한다면 대안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금융자금 조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는 23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정유·석유화학 복합개발(RAPID)사업과 15억 달러 규모의 미얀마 국제공항 건설사업을 일본 기업에 뺏겼다.
엔저현상으로 일본 업체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긴 했지만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한 자금 조달능력이 우리보다 앞섰기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기존 공사현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은 해외사업 손실금이 걸림돌이 돼 실적이 부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가 위축된 상황에서 사업장의 리스크관리마저 안 되면 건설사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인력, 조직, 시스템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효율적으로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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