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입구부분에서 일어난 폭 2.5m 깊이 5m가량의 지반침하가 일어났고 서울시가 이 싱크홀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7개의 싱크홀(동공)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 가까이에서 일어난 사고로 지하철공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실드 TBM 공법이 원인이 아닌가 추측보도가 되기도 하였으나 서울시 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 실드 TBM 공법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건설회사가 연약지반 시 보강 방법인 그라우팅을 제대로 하고 공사를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또 TBM이 파낸 흙의 양을 점검하는 장치가 있어 정상보다 많은 양의 흙이 배출될 경우 공사를 멈추고 동공 발생여부를 확인 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TBM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터널공사의 주류가 돼있고 특히 연약·복합지반이 많은 도심지 공사의 경우에는 대부분 TBM 공법으로 터널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도심지역 터널공사와 하저터널공사 등에만 일부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TBM 공법은 연약 ·복합지반에서 사용하며 현재까지 개발된 공법 중에서 최적의 공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실드 TBM 공법이 이번 싱크홀의 원인으로 남았으면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될 뻔했으나 다행히 TBM 공법이 문제가 아니라 시공상의 문제라고 밝혀져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중대형 TBM의 국산화 개발과 TBM 국내시장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싱크홀의 원인은 노후 하수관이 전체의 85%에 달하며 노후 도로 포장층 아래에서 발생하는 중대형 도로 함몰은 3%에 불과하다고 한다. 서울시 도로함몰의 주요 발생원인은 크게 △하수관 등 지하매설물 손상 △도로 시공불량 및 지하공사 관리소홀 △굴착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저하로서 경미한 도로침하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심지 싱크홀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노후 하수관로의 체계적인 관리 강화이다. 전국 하수관 12만3311km 중 4만1820km가 20년 이상 노후된 하수관이며 특히 서울은 2013년 기준 1만392km중 73%이상이 하수관이 설치 된지 20년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지하공간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상수도, 하수도, 전기, 통신 등 지하시설물 정보와 지질, 지하수위, 시추정보 등 지반정보를 통합하며 3차원 통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으로 공사 전에 이 시스템을 통해 확인 후 공사계획을 수립함은 물론 지하지반 변화 등을 확인하여 사전에 싱크홀 등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적 추세인 교통터널의 TBM공법 도입으로 다양한 지반에 사용하는 다양한 TBM의 운영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고가 장비를 운영하면서 이를 운영하는 전문 인력은 태부족이다. 국내에는 굴삭기나 지게차 같은 일반적인 건설장비교육기관은 많지만 첨단 고가장비인 TBM의 조종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없다. 따라서 이의 시급한 육성으로 이제 막 국산화를 시작한 TBM 산업이 발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안전한 터널시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지하철터널 공사 등 교통터널 공사가 많이 발주되고 있어 해외건설 수주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TBM 국산화와 TBM 운영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또 상하수도관로, 전선지중화, 가스관로, 통신관로 등 Utility터널공사에 주로 사용되는 세미실드 TBM이나 Micro Tunneling Machine의 조종사와 서비스인력 양성도 시급하다. 도심지의 Utility터널은 앞으로 개착공법이 어려워 세미실드 TBM이나 마이크로 터널링기로 시공하고 있으나 이의 운영을 위한 전문 기술인력 양성이 시급하므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이 필요하다.


또 지하건축물이 증가함에 따라 지하수 유출량도 점차 증가하여 도로함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하수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지하수 영향조사 의무 대상에서 빠져있는 대형 굴착공사장을 의무대상으로 포함시켜 지하수를 파내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전에 조사 후 대책을 수립하고 공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형 굴착공사장의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공사 전에 시추공을 뚫어 지반 조사를 하는데 현재는 100m정도에 1곳을 시추하나 이를 20~30m 간격으로 시추를 하여 좀 더 정확한 시추로 정확한 지반정보가 시공사에 제공 되어야 한다. 모래, 점토, 자갈 등으로 구성된 충적층을 통과하는 터널공사 구간은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착공전과 준공 시에도 동공 발생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첨단 탐사장비를 확충하여 신속한 점검을 통해 도로함몰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전탐지의 정확도를 높여 이상 징후 발생 시 즉시 대응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는 국민들이 싱크홀로 불안해하지 않도록 TBM의 국산화와 조종사의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TBM 공법으로 안전하게 공사할 수 있는 여건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4년 9월 17일
이엠코리아 오원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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