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채용에 인색했던 국토부 산하 공기업들이 여성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의 신규 채용은 남성 위주로 진행돼 ‘공기업은 남성을 좋아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개된 30개 공기업의 지난해 신규 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해 여성 채용자는 917명으로 22.7%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은 3125명이 채용돼 여성의 3배가 넘었다.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공기업들이 여성채용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지난 8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을 시작했다.
HF는 이번 채용에서 선발인원의 50% 이상을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경력단절여성으로 뽑을 계획이다.
신규 채용되는 직원은 하루 4시간 주당 20시간 일하는 정규직 신입사원이다.
HF는 채용 후 8주간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별도 평가를 통해 정규직 임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7일 육아휴직 대체 인력으로 채용한 경력단절여성 8명 중 5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나머지 3명은 출산 휴가에 들어간 BPA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시작하는 데로 임용될 예정이다.
BPA는 여성채용뿐 아니라 여성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이다.
‘여성인재 아카데미’를 통해 여성 중간관리자에게 리더십과 경력관리, 실제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사례, 관리자에 필요한 필수 역량 등을 교육하고 있다.


또 LX대한지적공사는 지난달 93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이중 여성은 21.5%인 20명이다.
LX공사는 여성채용목표제와 가점 적용 등을 통해 해마다 채용인원의 20% 이상을 여성으로 선발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sure)도 올해 대졸신입 120명 가운데 31명을 여성으로 뽑았다.
행정직은 33명 가운데 15명, 기술직은 97명 가운데 16명이 여성으로 비율은 각각 45%와 16%다.


이 밖에 해양환경관리공단(KOEM)은 여성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KOEM은 8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여성인재 양성을 위한 관리자 마인드 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에서는 우리나라의 여성인력 활용 실태를 조명하고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여성 리더십이 소개됐다.
KOEM은 더 많은 여성들이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펼치고 여성 관리자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공기업들이 여성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에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 시대가 개막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주택보증, 한국광광공사 등은 상대적으로 여성 채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 채용비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행정직이나 일반 사무직은 문제가 없지만 기술직은 여성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여성 신규 채용 비중이 낮았던 공기업으로 분류된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은 대부분 기술직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다.

 

공기업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여성채용목표제와 가점부여 등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여성채용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그러나 기술직의 경우 여성 지원자가 적어 많이 뽑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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