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이후 관피아 척결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검찰이 맨 먼저 철피아를 겨냥해 수사를 시작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후곤)는 지난달 1일 철피아 척결을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고 김광재 이사장과 철도궤도건설 시공업체인 삼표E&C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수사 시작 한달만인 지난 4일 김광재 이사장이 뇌물수수를 시인한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이후 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검찰의 철피아 수사이후 지금까지 또 다른 철도공단 직원 1명이 수사시작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감사원 직원 1명이 구속되는 것이 이번 수사의 전부이다.


검찰 특수부 수사관 관계자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방향이나 진행과정은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현재로서는 언론에 발표할 새로운 내용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철피아 복마전의 당사자로 알려져 있는 팬드롤코리아나 보슬로AVT사에 대한 수사 진행여부는 더 지켜봐야할 상황으로 남겨졌다.


철도업계 관계자들은 팬드롤코리아나 보슬로AVT사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현직 국회의원이나 전직 장관 등 철도공단과 관계를 맺었던 고위급 인사까지도 수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도 고위층 수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수사가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가 여기서 중단될 경우, 현재 표면에 드러난 고 김광재 이사장과 보슬로AVT사만 나쁜 이미지를 덮어쓰고 마무리되는 불합리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특히 팬드롤코리아의 경우 국정감사 등에서 언제나 권력의 우회적인 비호를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정황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팬도롤코리아는 양질의 이미지로 남게 되는 불합리가 생긴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철피아 문제의 발단은 레일체결장치의 양대 업체인 보슬로와 팬드롤로 인해 생겼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들 두 제품의 국내공급업체인 보슬로AVT와 팬드롤코리아의 복마전에 따라 철도업계가 양분돼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이 같은 양분현상에 따라 철도업계에 종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슬로AVT나 팬드롤코리아와 연관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조차도 수사는 더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과 수사는 여기서 마무리돼야한다는 주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특히 수사의 불똥이 자기에게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놓인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수사는 이쯤에서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는 수사진행을 찬성하면 ‘보슬로 장학생’, 수사중단에 찬성하면 ‘팬드롤 장학생’으로 분류될까 두려워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사가 여기서 중단될 경우, 관피아 척결은 영원히 해결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병폐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소신을 갖고 일해 왔던 철도공단 전직 고 김광재 이사장과 철도시설 시공업체 중의 한곳인 삼표E&C, 그리고 보슬로코리아만 나쁜 이미지를 덮어쓰고 마무리되는 불합리가 발생하게 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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