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미래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핵심은 다른 건설사가 확보하지 못한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과 사업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사내에 설치된 기술연구소나 R&D센터 등을 통해 핵심 첨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극초고강도 콘크리트’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1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200메가파스칼(MPa)을 달성할 수 있는 콘크리트 기술을 개발했다.
1MPa은 1㎠ 면적 당 1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강도다.
일반적으로 30~50층짜리 주상복합에는 60MPa,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에는 80MPa의 콘크리트가 사용된다.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에는 80MPa의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부터 인도의 83층 초고층빌딩 ‘월리타워’ 건설 현장에서 극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시범 적용해 오고 있다.
또 오는 6월에는 싱가포르 도심에 53층 높이로 지어지는 ‘UIC 빌딩’에도 200MPa 콘크리트를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몇 차례 시범 적용을 거쳐 내년에는 이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수담수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해수 담수시설에 사용되는 유기막을 세라믹 무기막으로 개선하고 빗물을 활용해 담수 생산량을 늘려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기존 시설에서는 유기막 오염처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했으나 신기술은 약품처리 횟수를 크게 줄여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시공 중인 광양 동호안 해수담수화 용수공급사업 현장에 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오는 7월 시설이 준공되면 하루 3만t 규모의 담수 생산이 가능해진다.
포스코건설은 신기술 개발로 국내뿐 아니라 중동과 중남미 등 해외 해수담수화 시장 진출에도 힘을 얻게 됐다.

 

GS건설은 6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3월 독자기술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에 성공했다.
GS건설은 자체 개발한 설계기술을 적용해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 건설한 LNG 플랜트 테스트베드 1호기를 준공했다.
테스트베드는 실제와 동일한 환경과 규모로 만들어 놓고 성능을 시험하는 장치다.
1호기에서는 하루 100t 규모의 LNgG가 생산된다.

LNG의 생산 성공으로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상용 액화플랜트 설계기술과 실적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독자기술 개발로 해외 LNG플랜트 시장 진입도 가능해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오은호 연구원은 “과거 국내 건설사들은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하고 습득해 사용하는 추격 전략을 펼쳤지만, 최근 몇몇 분야에서는 기술을 선도할 정도로 발전했다”며 “건설업도 기술경쟁시대에 돌입한 만큼 앞으로도 연구개발 확대를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에 필수적인 핵심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연구개발에 주력해야 할 기술로 △신도시개발 등 도시기술 △그린에너지 및 자원활용 기술 △융·복합 첨단기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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