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시장은 국가 기간산업에 속해 시장 참여와 접근성이 제한돼 있고 단시간에 기술력을 확보하기 힘든 만큼 유망 분야와 지역을 선택해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물시장 규모는 5560억 달러다.
연평균 4.2%씩 성장해 오는 2018년 68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30%인 2067억 달러 규모가 물 기업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물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수주 실적은 저조하다.
국내 기업은 지난 1965년 베트남 사이공 상수도공사를 수주하면서 해외 물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지난 1983년과 1990년 리비아 대수로 1, 2차 공사를 수주하며 한때 실적이 늘기도 했지만 연평균 10억~20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주액은 지난 2004년 10억 달러, 2006년 11억 달러, 2008년 23억 달러 2010년 10억 달러였다.

 

전문가들은 물시장 수주를 늘리려면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 기업들처럼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계 물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프랑스의 베올리아(Veolia)사와 수에즈(Suez)사는 강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베올리아사는 폐수처리 서비스 및 관리, 수처리시설 설계 및 건설 기술지원, 상하수도시설 건설 등 서비스업과 제조 분야에 수에즈사는 수자원 관리와 보호, 물 재활용, 슬러지 처분시설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기업의 경우 해수담수화와 부품·소재 분야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기업이 수주한 물 관련 사업 126억 달러 가운데 76억 달러(60%)가 해수담수화 분야다.
해외진출 경험이 충분하기 때문에 사업모델 개발과 기술력 강화가 확보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펌프, 분리막 등 부품·소재 분야는 물산업의 핵심분야로 기술 및 자금지원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진출도 타깃을 정해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시장규모, 성장률, 시장개방도 등을 평가해 선정한 물시장 분야별 진입 최우선 국가는 △해수담수화 사우디아라비아 UAE 알제리 △상하수도운영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산업용 중국 인도 멕시코 △부품·소재 미국 중국 영국 등이다.

 

해외경제연구소 강정화 연구원은 “물 부족이 심각한 중동에서 플랜트 분야의 강점을 살려 성공을 거둔 후 북아프리카로 지역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개도국은 경제개발 모델과 연계해 수자원 확보, 건설, 운영 등 통합형 프로젝트를 개발해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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