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업체들이 해외건설 수주전에서 협력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출혈 경쟁으로 저가수주에 시달리던 대형사들의 수주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0일 업계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등지에서 출혈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 SK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은 최근 총공사비 120억 달러 규모인 쿠웨이트 정유플랜트 3개 패키지를 수주했다.

이번 수주에서 주목되는 점은 GS건설과 SK건설, 대우건설과 현대중공업 등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따냈다는 점이다.

19일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인트 벤처를 맺고 60억4000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바그다드 카르발라 지역에 하루 14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설비를 건설하는 것이다.

 

조인트 벤처란 2개 이상의 회사가 서로 자본을 투자해 설립하는 합작회사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 기업은 각각 강점을 살려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석유정제고도화시설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원유정제 등 화학설비쪽은 GS건설이, 플랜트 유틸리티쪽은 경험이 풍부한 SK건설이 맡는 방식이다.

 

20일에도 총공사비 35억 달러에 이르는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 및 대우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4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 2기를 수주했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조인트 벤처를 통해 7억1500만 달러 규모의 발전소 1기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리스크 분산과 수익성 확보차원에서 해외건설 부문에서 앞으로 더 많은 협업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나는 인프라 수요에 맞춰 신흥국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가 다수 발주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건설업체는 공정별 분야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해외시장에서 출혈 수주 경쟁을 펼치며 수익성 저하에 시달려 온 일부 국내 건설사가 협업 중심의 수주 전략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워낙 프로젝트가 크다보니 한 개 회사가 프로젝트를 따기에는 리스크가 크고 수익성 저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후발 업체 중심으로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기업이 특화된 전문기술을 확보한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 진출도 적극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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