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건설 수주액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건설 수주는 91조 원으로 지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건설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형건설사마저 실적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대형사의 지난해 실적에서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4451억 원의 영업손실과 781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믿었던 대림산업도 지난해 4분기 해외플랜트에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반영한 결과 3196억 원의 영업손실과 29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초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GS건설도 손실 규모가 대폭 줄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1393억원의 영업손실과 126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대형건설사들이 합종연횡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전격 흡수합병하면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졌다.
현대엠코는 도급순위 13위 업체로 국내 분양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등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었다.

 

사실 현대엔지니어링의 현대엠코 합병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고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엠코가 업역에서 겹쳐 어느정도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 왔다.

현대기아차는 건설에 강점을 가진 현대건설과 엔지니어링에 강점을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을 앞세워 해외와 국내 건설을 쌍끌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또다른 대형건설사인 A사와 B사와의 합병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B사는 지난해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으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을 가지고 합종연횡이 가시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설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큰 시너지가 없는 경우 자금 여력이 없는 건설사가 인수합병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경우 업역이 달라 합병시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여타 국내 종합건설사는 업역도 겹치고 자금사정도 어려워 추가적인 인수합병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