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한 철도신호제어시스템으로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선 기업이 있다.
신우이엔지는 지난 1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세계에서는 5번째로 첨단 신호제어장치인 발리스(BALISE)를 개발했다.
신호제어시스템은 열차운행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설비로 철도 기술수준을 가늠하게 해주는 주요 기술 중 하나다.


신우이엔지가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신우 발리스’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신우 발리스는 열차 제어와 자동 운전에 필요한 장치로 각종 지상 정보를 기관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납작한 상자에 수많은 전자정보 장치를 넣어야 하고, 초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와 순간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시스템 장비다.


현재까지 발리스 기술을 독자 개발한 기업은 지멘스와 봄바디어, 알스톰, 안살도 등 글로벌 기업 4개사뿐이다.
중소기업인 신우이엔지가 이러한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로 평가 받는다.
발리스는 고속열차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차세대 철도안전시스템의 필수품으로 부상했지만 국내에는 기술이 없었다.


신우이엔지는 독자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009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기술도 노하우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신우이엔지 부설연구소 직원들은 2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2010년 10월 발리스 시제품을 만들었다.
어렵사리 시제품을 만들었지만, 국제 인증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신우이엔지는 시제품 완성 후 2년이 지난 올 1월이 돼서야 국제 인증에 성공했다.
영국의 인증기관인 로이드로부터 안정성과 신뢰성이 국제 수준을 만족한다는 ‘SIL(Safety Integrity Level)4’를 획득했다.
SIL은 안전계기시스템(SIS)의 무결성을 나타내는 통계 기준으로, 1~4까지의 기준이 있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시스템이 신뢰성과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우 발리스가 안전성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신우 발리스는 시속 500㎞로 달리는 열차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시험운행중인 차세대 고속열차인 해무(시속 410㎞)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신우이엔지는 최근 발리스와 연결하는 ‘선로변 제어유닛(LEU)’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EU는 내년 2월 유럽제품의 성능과 품질관리시스템 등을 철저하게 검증하기로 유명한 독일 TUV SÜD의 국제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신우이엔지 송재호 회장은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사업이 확대하고 있어 발리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LEU 개발까지 완료되면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제품 단독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고부가가치기술인 EPC 방식을 채택하고, 대·공기업과의 협력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우이엔지는 철도신호분야와 관련 AF궤도회로장치, 궤도회로기능검지장치(TLDS), 전자연동장치(EID), ATC장치 ATO장치, CTC 장치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1991년 설립 이래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의 설계와 제조, 감리, 유지보수, 시공, 연구개발 등을 사업모체로 지속 성장해오고 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