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용수처리설비 입찰에 검은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한수원 비리가 시설공사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경북 경주)은 8개 원전에서 실시된 용수처리설비 입찰에서 한 업체가 예산의 97~100% 해당하는 높은 금액으로 모두 계약을 따낸 사실을 밝혀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한국정수공업은 지난 2004년부터 신고리1·2·3·4호기와 신월성1·2호기, 신울진1·2호기 등 8개의 원전에서 실시된 ‘용수처리설비 입찰’에서 예산의 97.8%~100%의 금액으로 낙찰에 모두 성공했다.

 

지난 2004년 실시된 신고리 1·2호기 입찰에서는 예산이 329억9000만원 최종계약금액이 329억 9000만원으로 예산대비 계약액비율이 100%다.
2011년 실시된 신울진1·2호기에서도 예산 567억원 최종계약금액 554억7000만원으로 예산의 97.8%에서 한국정수공업에 낙찰됐다.

 

정 의원은 한 업체가 장기간 고가로 독점할 수 있었던 배경은 신규업체의 입찰을 막는 참가자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입찰 참가 자격에는 ‘최근 10년 이내에 1000MWe급 이상 발전소에 입찰안내서 상의 구매품목 기술사양과 동등한 정도의 용수처리 설비를 설계 제작 공급해 1년 이상 정상 운전된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용수처리설비인 복수탈염, 수처리, 염소생산, 화확약품주입, 펌프 및 탱크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는 한국정수공업이 유일하다.

 

입찰에 참여했던 J사도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외국업체인 O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입찰에 나섰지만 한 번도 낙찰되지 못했다.
이 업체는 한국정수공업보다 높은 가격을 써 넣어 매번 입찰에서 탈락했다.

 

이같은 현상은 화력발전소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당진9·10호기 입찰에서도 한국정수공업은 예정가 348억 1600만원의 99.87%에 해당하는 347억7100만원에 낙찰됐다.

 

업계에서는 관계법상 경쟁입찰에서 단독입찰은 무효가 되기 때문에 J사와 O사는 들러리를 선 것이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장기간 독점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검은커넥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수원 김종신 전 사장이 용수설비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것은 비리가 시설공사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으므로 조달체계 전반에 걸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 김종신 전 사장은 원전 용수 처리업체인 한국정수공업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씩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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