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지속된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정비사업지에서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중에 하나가 정비사업지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형 아파트의 몰락이다. 기존 정비사업 경향은 집을 넓혀 가기 위해 어떻게든 큰 집을 지으려고 했다. 특히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중대형 아파트를 통해 조합원 분담금을 줄였기 때문에 정비사업 분야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는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대형 중심의 재개발 재건축사업에서도 중소형 면적 규모를 늘리는 ‘다운사이징’ 바람이 거세다. 

도시정비사업 조합이 사업 속도를 늦추더라도 미분양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형 면적을 줄이고 중소형 구성을 늘리는 설계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이주, 철거 및 분양 등만 남긴 관리처분계획단계의 조합들 역시 설계변경을 검토 중에 있다.
 
이같은 다운사이징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의 주요 주체인 조합원과 조합, 건설사의 이해관계가 맞어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큰 집을 선호하는 조합원들이 줄어들었다. 
작은 집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노인층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도시정비사업 조합원들의 특성에 기인한다.
노후도가 높은 건물을 새로 짓는 도시정비사업지에서는 대가족이 드물고 노부부가 따로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면적의 아파트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중소형 면적에 조합원들이 입주하게 되면 대형 면적에 비해 추가분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조합원들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단독재건축 등 기존 면적이 넓은 정비사업지의 경우 오히려 돈을 받고 입주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합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설계변경으로 다소 사업 시일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면적이 줄어든 만큼 일반분양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 분양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분담금이 낮으면 조합원 동의를 이끌어내기 용이하기 때문에 도리어 사업 시일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사업지 내의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해 중소형으로 설계변경을 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

 

미분양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건설사도 과거처럼 대형 면적을 고집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도 다운사이징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1~2인 가구가 거주하는 노후 도시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정비사업 특성상 다운사이징은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정비사업지에서는 중소형 면적으로의 설계변경이 적극적으로 요망되고 있다.  

 

2013년 6월 28일

명인도시개발 대표이사 손 영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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