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이 창간 5주년을 맞았습니다. 국토경제가 지난 5년 동안 추구한 것은 오로지 건설전문지의 이미지 개선이었습니다. 물론 국토경제신문의 사시(社是)는 ‘세계경쟁에 앞서는 건설산업 육성선도’로, 건설산업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편집이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편집철학을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건설전문지의 이미지 개선이 우선이었습니다.


이런 이념의 푯대 끝에 국토경제는 독자들에게 ‘Gentle한 신문’이라는 참 좋은 평판을 얻어냈습니다. 해외 경쟁력을 저해하는 정책과 입법, 그리고 비신사적인 기업의 처신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는데도, 독자들은 ‘그럼에도 젠틀한 신문’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독자들에게 이 같은 평판을 얻어내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제일 큰 어려움은 우리 업계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혼자 걷고 있는 외로움이었습니다. 국토경제를 창간하고 동시에 편집 지휘봉을 잡았던 저는 20여년 전인 지난 1990년 6월 7일자로 한국기자협회에 소속된 ‘기협 회원’이었습니다. 일간지 출신기자가 전문지를 창간하니 전문지 시장에 대한 일종의 업역침범이었지요. 여기에다 일간지 형태의 편집이념을 이곳에서 꿋꿋이 실천해 나가고 있었으니, 구태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졌을 겁니다. 때문에 기존 전문지 종사자들로부터 배척당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이 시대를 살면서 왕따 한두번 안 당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정도면 유쾌한 왕따지요. 그럼에도 국토경제는 세 가지 행동강령을 꿋꿋이 실천해 왔습니다. 첫째는 주간지로 등록했으니 매주 신문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마땅한 일인데 이것마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이곳 전문지의 현실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비판에 대한 명확한 잣대를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비난 가능성’은 있었으나 남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정책이나 제도가 보이면 비판할 수밖에 없었지요. 결국 독자들은 함부로 남용하지는 않는 신문이라고 평가해주셨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 오탈자와 비문이 없도록 힘써왔다는 것입니다.


5년의 시간을 이곳에 투자했더니 이제 화답이 옵니다. 첫째 건설 전문지의 태도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집어삼킬 듯 한 눈초리와 말투로 상대를 대했다면, 시나브로 부드러운 말투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국토경제의 제호를 모방하는 신문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호는 10년 100년을 내다보고 정하는 것인데, 이렇게 쉽게 바꾸는 것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든지, 아니면 국토경제를 본받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이라는 게 독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많은 신문들이 자기 제호를 버리고 국토경제를 본받아 ‘국토OO경제’로 따라오는데 대해 불쾌해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호만 따라 올 게 아니라 편집철학과 신문의 제작정신도 따라 해야 독자들이 제2의 국토경제로 인정해 줄 거라 충고하고 싶습니다.


지난 5년을 반추해보면, 독자들은 참으로 어렵고 두려운 어른이면서 동시에 따뜻하고 감사한 이웃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하면서 언제나 다정하고 포근한 이웃으로 남을 수 있도록 혼을 담아 제작하겠습니다. 독자들의 냉정한 회초리와 준엄한 외면을 두려워하던 초심, 잃지 않겠다는 다짐 다시금 되새깁니다.

 

2013년 5월 24일
조관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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