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수주는 지난 10년간 높은 성과를 보여왔다.
지난해에는 누적 해외수주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 해외수주 목표는 700억 달러로 세워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플랜트 부문과 중동지역에 편중된 수주 구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수주가 플랜트 부문에 집중된 것과 달리 세계 건설시장은 토목과 건축의 상품군이 더 큰 규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건설시장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경제 위기 및 중남미 정치불안, 2000년 미국의 IT버블 붕괴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 2001년부터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ENR(Engineerig News Record)이 분석한 결과 세계 225대 건설기업의 해외시장 매출은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약 3.7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건설시장은 침체를 보였으며 특히 건축시장의 규모 축소와 유럽과 미국 건설시장의 매출 하락이 크게 진행됐다.
이후 지난 2010년대 후반까지 답보상태에 있던 해외 건설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아시아지역과 플랜트 부문의 성장에 따라 18%의 매출 규모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 건설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건설시장 전망기관들은 장기적으로 세계 건설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2019년까지 세계 건설시장은 연평균 3.9%의 실질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9년 6조3000억 달러의 규모를 보였던 세계 건설시장은 오는 2014년 9조 달러, 2019년에는 1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군별로는 오는 2014년까지 주거건축부문의 성장이 클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2019년까지는 사회기반시설 부문에서 성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측면에서는 선진국 중심에서 신흥국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분선된다.
이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꾸준히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는 2020년까지 6%p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시장도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해외 토목 건축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선진 기업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건설시장에 적절히 대응하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토목 및 건축 상품군으로의 진출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해외 토목 건축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과 함께 건설기획에서 운영에 이르는 건설 프로세스상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지역 다변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특성에 맞는 핵심 지역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인수합병과 금융역량 확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석인 연구위원은 “지역 및 공종 다변화를 위해서는 국내 건설기업이 그동안 고수해온 기업 조직에 대한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글로벌 건설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제간 본부 체계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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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사례>


독일 ‘호치티에프’는 어떻게 해외건설 1위 됐나
내수 침체를 체질 개선에 기회로… 해외진출 전기 마련


1870년대 건축과 설비회사로 출발한 호치티에프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건설회사다.
1960년대 이집트 아스완댐 건설 당시 아부 심벨 신전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공사를 수행했으며 아테네 국제공항, 독일 원자력 발전소 건설 등 세계 각지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호치티에프의 지난 2011년 해외매출액은 319억 달러로 기업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해외 건설시장 전체 매출액 중 7%를 차지하는 것으로 명실상부 해외매출 세계 1위 기업이다.


주요 사업부문은 건축과 토목으로, 2011년 기준 해외매출 중 건축부문은 32%, 토목부문은 34%를 차지했다.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지주회사는 독일에 있으며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의 3개 지역부문에서 7만5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오늘날 해외 건설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치티에프도 처음부터 해외에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독일 내수 건설시장의 침체가 시작되자 호치티에프역시 생존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이때 호치티에프는 자국시장이 아닌 밖으로 눈을 돌렸고 발빠른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해외 진출 전략을 마련했다.
내수 침체에서 비롯된 위기가 호치티에프를 세계 건설시장의 강자로 만드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지역 다변화 전략 적중
호치티에프는 우선 미국시장 진출을 서둘렀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하면서 균형 있는 지역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성과를 올렸다.
호치티에프의 지난 2001년 미국시장 매출 비중은 57%였으나 2011년 현재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시장 매출 비중이 61%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사회기반시설 확장이 예상되는 중동과 인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지역의 자원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 전후방 영역으로 확장
호치티에프는 건설 활동 외에 다양한 서비스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 건설 운영의 통합 개념인 ‘3-모듈 포트폴리오’, 시설물을 생애주기 관점에서 다루는 ‘생애주기관리’ 및 ‘360°관리’, 다양한 건설 관련 서비스를 하나의 사업으로 다루는 ‘원 루프 올 솔루션(one roof all solution)’ 전략을 시행중이다.
호치티에프의 전후방 영역 확장은 민관협력사업(PPP), 대규모 인프라시설 건설사업 등 해외 건축 및 토목시장 진출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건축에서 토목으로 진화
호치티에프는 건축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던 기업으로 지난 2001년 해외 매출에 건축이 차지하는 비율은 69%였으며 토목부문 매출은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토목 기업을 인수하며 토목으로 진출을 확대, 2011년에는 토목부문 매출 비중이 34%로 늘었고 건축부문은 32%로 감소했다.
이같은 토목 비중 확대 전략은 아시아 인프라 시장의 활성화와 때를 같이해 호치티에프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토목부문은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건축부문의 급격한 매출 하락의 완충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호치티에프는 에너지인프라와 도시, 교통인프라, 자원을 성장 전략 상품으로 제시하고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가상건설과 스마트빌딩 터널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중이다.

 

◆성장의 기폭제 ‘인수합병’
호치티에프는 진출 권역과 사업 영역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펼쳤다.
인수합병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했으며 전후방사업부문의 역량강화와 자원, 에너지와 같은 신규사업 진출에도 인수합병 카드를 활용했다.
대표적인 인수합병 기업으로는 미국의 터너(Turner)사와 호주의 레이튼(Leighton)사가 있다.
터너사는 건설관리 부문에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호치티에프가 대규모 복합사업의 사업관리와 운영, PPP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레이튼사는 부동산개발과 자원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회사로 호치티에프의 신규사업 및 아시아지역 진출의 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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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취재>


해외 토목 건축시장 HOT ISSUE!

 

최근 10년 간 해외건설시장은 규모면에서 큰 성장을 보였으며 시장 트렌드 또한 많은 변화를 보였다.
이 중 토목 건축부문의 핵심 이슈들을 정리했다.

 

◆트렌드Ⅰ ‘글로벌화’
글로벌화는 모든 산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건설산업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지난 2001년 ENR(Engineerig News Record)에서 선정한 225대 기업의 해외 건설시장 수주액은 1065억달러였으나 지난 2011년에는 4530억 달러로 10년 간 4.3배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외 건설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증가하면서 초국적 및 다국적 건설기업들이 등장했다.
이들 거대 기업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했으며 유럽 건설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활발히 펼쳤다.
또 진출지역 및 사업영역 확장에 따라 건설 그룹의 연구개발, 리스크관리, 인력양성 등을 총괄하는 지주회사가 등장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화는 국제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를 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해 조인트 벤처, 컨소시엄 등 사업 위험 분산을 위한 기업 간 협력을 증가시켰다.

 

◆트렌드Ⅱ ‘신흥·인프라시장 부상’
앞으로의 세계 건설시장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유럽 중심의 세계경제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CHIME(중국 인도 중동), MANIS(멕스코 오스트레일리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공) 등으로 다극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신흥국의 경제성장은 국가 구매력 및 생활수준 향상을 가져와 신흥국의 주거 및 도시, 사회기반시설, 에너지인프라 등의 건설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Ⅲ ‘경쟁 심화와 자국 보호’
토목 및 건축분야의 건설사업 생산기술이 평준화됨에 따라 신흥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것은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각국 정부의 재정악화는 해외진출 기업 간 가격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해외 기업의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자국의 인력 및 자재 사용 의무화, 기술 이전 등 자국의 발전을 위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자재, 인력, 건설사 활용으로 인한 리스크 대응에 대한 기업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트렌드Ⅳ ‘발주방식 변화’
최근 발주자들은 전통적인 설계·시공 분리방식에 비해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을 일임할 수 있는 턴키, EPC, Design-Build와 같은 통합발주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정부 재정 악화로 민간금융의 조달에 대한 요구와 함께 민간투자사업 방식과 시공자 금융주선 등의 방식이 증가했다.
특히 재정 및 외환부족을 보완하고 민간의 효율을 도입하기 위해 BOT(건설 운영 양도), PPP(정부민간협력) 등의 방식으로 인프라시설에 대한 민간자본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개도국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도급시장으로 여겨졌던 중동을 비롯한 선진 국가에서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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