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이 OECD 가이드 라인보다 더 좋은 선박제작금융 조건을 제시하면서 세계 선박 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일종의 언페어 게임입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가 거세짐에 따라 새로운 ‘수출 금융 기준’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OECD 가이드 라인은 OECE회원국의 공공 금융기관간 과다한 수출금융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회원국간 협약을 의미한다.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점차 격화되는 수출시장에서 과다한 금융 지원으로 국제 무역질서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OECD 미가입국인 중국이 국제 수출 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시장의 안전장치인 OECD 가이드 라인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풍부한 자본력을 무기로 OECD 가이드 라인보다 유리한 금융조건 및 금융지원을 제시하며 국제 수출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박업계의 경우 유로존 위기로 세계 선박금융의 75%를 차지하는 유럽은행의 위축을 틈타 중국이 금융지원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지난해 수출액 392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중국의 성장은 기술력보다는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기반으로 한 금융지원의 성과”라며 “중국은 선박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220억 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센터 설립 및 중국수출입은행의 단독 선박융자 프로젝트 확대, 조선소 지급보증 강화 등의 지원 공세를 펼쳐 왔다”고 밝혔다.

 

금융업 관계자는 “중국의 이같은 금융 지원 공세는 선박업 및 플랜트, 인프라 건설 등 전 수출업 영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제 수출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2강 체제로 굳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부상으로 국제 수출금융계에서 중국을 제외한 OECD 가이드 라인은 점차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각 수출 관련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수출금융지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k-sure 관계자는 “새로운 수출금융 기준을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각국의 물밑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며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 등을 통해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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