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0시 3분.

고속철도 경부선 서울기점 304km 지점인 경북 경산시 진량읍 가야교에서 대한민국 철도가 새 역사를 쓴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가 사상 최고 속도인 시속 354.64km를 기록한 것이다.

이전 기록은 2004년 12월 시속 350㎞급 한국형 고속열차(G7)가 세운 352.4㎞다.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지원한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으로 추진된 해무 개발에는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을 투입됐다.

철도연과 현대로템 등 50여개 기관이 참여했다.

 

해무에는 동력 분산형 추진 시스템, 공력 해석을 통한 전두부 설계, 차량 경량화 등의 최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은 각 객차에 엔진이 분산 배치돼 차량을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기존 KTX가 맨 앞과 뒤에 동력차가 배치된 점과 차별화했다.

자체 바닥에 동력장치가 설계됨으로써 시속 300㎞까지 도달하는데 KTX보다 2분 단축한 233초 만에 도달한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2륜 구동에서 4륜 구동으로 발전한 것과 같은 것이다.

 

열차 앞부분은 공력해석을 통해 유선형 설계에 맞춰 시속 300㎞에서 공기저항을 약 10% 감축했다.

차체도 기존의 KTX가 강차체를 사용한데서 벗어나 알루미늄 압출재로 제작해 무게를 5%가량 줄인 것도 속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 같은 첨단 기술로 서울~부산 운행시간을 현재 KTX 의 2시간 25분에서, 해무는 최고속도 시속 350㎞로 운행할 경우 1시간 43분, 400㎞로 운행할 경우 1시간 36분으로 줄이게 된다.

 

각 좌석마다 설치된 LCD화면에는 영화, TV, 음악감상 등의 기본 기능 외에 승객의 목적지를 무선정보인식장치(RFID)로 확인해 도착지가 가까워지면 알려주는 기술도 도입됐다.

또 화장실을 찾은 승객이 3분 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승무원에게 경고음이 울리면서 고객의 사고 유무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설치됐다.

 

해무는 앞으로도 한국 고속철도의 최고속도 기록을 다시 쓰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말쯤이면 최종 목표인 최고시속 430km를 돌파하고, 앞으로 2015년까지 10만km 주행시험을 거쳐 상용화가 추진된다.

프랑스V150(시속 575㎞), 중국 CHR380(시속 486㎞), 일본 신칸센700(시속 443㎞)에 이어 해무가 세계에서 4번째로 빠른 고속철도가 된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