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직장, 신이 내린 직장, 신도 놀란 직장, 신도 들어가기 힘든 직장! 어디를 두고 일컫는 말인지 국민은 다 알 것이다. 매년 이맘때 국정감사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공공기관의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행태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빗댄 말들이다.


올 국정감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는 오히려 만성화된 것을 넘어 범법행위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왜 이 정부 들어서 공공기관 개혁을 그렇게 목소리 높여 부르짖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15개 공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08조로 우리나라 전체 101개 공기업 부채의 51%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경영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중 9개 기관은 4조 6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를 지원 받고 있다. 그런데도 부채도 많고 정부 지원도 많은 기업일수록 방만 경영이 더욱 심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공기업 중 39조로 최고 빚이 많은 주택공사는 직원 후생복지비를 2년간 125억 늘려주었고, 법인카드를 직원 3.6명당 1장씩 소유하며 연간 158억원을 흥청망청 물 쓰듯이 사용했다. 이것도 모자라 장관급 보다 무려 여섯 배나 많게 전 직원에 선택적 복지비를 이중삼중 편법을 써가며 지원한 사례는 단연 압권이다.


주택공사와 통폐합이 거론되는 토지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27억원을 들여 전체임직원 30%에게 해외 단체관광을 보내주고, 해외출장으로 위장하여 300여명 직원에게 29억원을 들여 여행을 보내주었다.


수자원공사 또한 비급여성 복리후생비를 부당하게 편성하여 3년간 인건비 171억을 추가 지급 했는가 하면, 도로공사는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가 100%출자한 한도산업이란 자회사에 20여개 휴게소 등의 운영권을 주는 특혜를 베풀었다.


이밖에도 이와 유사한 헤픈 경영과 그에 따른 부조리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수백억의 적자가 발생해도 임금 인상은 다반사이고, 고객만족도를 조작해 경영평가 성과급을 높게 받는 것도 모자라 조작한 평가를 근거로 우수 직원이라고 선발해 태국 관광을 보내주고, 부채상환은 무시한 채 내부성과급, 경영평가 수당으로 852억원을 지원하는 돈 잔치를 벌인 기업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억대 명퇴금을 받고 출자회사나 자회사에 재취업하는 자기사람 챙겨주기, 무분별한 자회사 설립이나 설립목적과 다른 신규사업 진출 등으로 공룡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게 이들 기업들의 공통적인 모습이다.


공공기관은 국민을 위한 기업이다. 그런데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이처럼 자기 배만 불리면 그만 이라는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방만 경영에 도덕적 해이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 같은 기업들에게 정부는 강력한 철퇴를 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국민이 공기업 개혁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할 것이다.

 

2008년 10월 30일

국토해양위원회 국회의원 윤 두 환(한나라당 울산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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