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수직복합도시 건립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적 경쟁 주체가 국가 단위에서 주요 대도시권 단위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랜드마크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초고층건물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까지 약 890억 달러였으나, 오는 2015년까지 약 5600억 달러(한화 670조)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에 따르면 미국, 일본, 유럽 등 건축기술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서 IT, NT, BT 등 융복합 첨단기술의 적용과 Art-Work가 포함된 도시건축 디자인기술의 복합체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도시경쟁력의 중요성을 인식한 듯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온 ‘VC-10’ 전략에 초고층빌딩을 포함 시켰다.

이에 따라 건교평은 초고층빌딩 설계기술연구단, 초고층빌딩 시공기술연구단으로 나뉘어 R&D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교평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업체가 수행한 초고층 시공실적은 상위권으로 부르즈 칼리파 등 외형적인 실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설계 ENG는 대부분 해외업체가 수행하고, 시공분야에서도 수직도 및 기둥축소 관리 등 핵심기술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가 시공을 수주하더라도 단순 시공으로 얻은 이윤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건교평 관계자는 R&D 완료시 독자기술로 초고층 설계·시공이 가능해져 1건당 1000억원 내외의 공사비 및 500억원 내외의 해외기술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초고층빌딩 사업단은 초고층빌딩 설계·시공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를 R&D 추진 목표로 설정했다.

설계 분야에서는 초고층빌딩 설계 독자 수행능력과 풍진동·붕괴 대응 안전성 확보를 비롯해 친환경성 강화, 유지관리 효율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시공 분야에서는 고성능 재료를 국산화와 재난방지 기술 자립에 투자하고, 자재 효율화를 위해 저탄소 건축물로 건설할 뿐만 아니라 고속·정밀 시공으로 공사비를 절감하고 공기를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사업단은 현재 재료, 시공, 엔지니어링, 방재에 있어 해외기술보다 뛰어난 결과들을 내 놓았다.

 

특히 철근의 경우 국내에서 일반 건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400MPa(메가 파스칼)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800MPa를 업계와 정부가 6여년에 걸쳐 개발에 성공했다.

1MPa는 단위면적 1㎠당 1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사업단은 800MPa 철근은 경제성이 우수해 기존 강재가 적용된 50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 철골건축부재를 국내 것으로 설계할 경우 자재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고, 부재 단면이 단순화돼 제작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사업단은 부르즈 칼리파에 적용된 기술과 비교했을 때 콘크리트, 시공단계 해석, 부재변형계측, 시공중변위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 놓았다.

 

건교평 관계자는 “연구 결과는 테크노마트 등 국내에 우선 적용해 실적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체탐방 1) 삼성물산

초고층 복합빌딩 분야 업계 선도

국내 유일의 초고층 본부 신설 ‘자랑’

 

삼성물산이 ‘부르즈 칼리파’ 완공에 이어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초고층 복합빌딩을 수주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초고층빌딩 관련, 삼성물산의 또 다른 자랑은 건설사로는 유일한 ‘초고층 본부’다.

지난 2010년 말 기존 초고층팀을 초고층 본부로 확대 개편해 초고층 상품의 마케팅, 설계, 시공, 유지관리 전 분야에 걸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초고층 본부를 주축으로 건축기술실, 기술연구센터 등 삼성물산 본사내에만 초고층관련 전문인력이 200명 이상 근무하고 있다.

초고층 본부장인 아메드 전무는 미국의 설계회사인 SOM에서 17년간 근무하면서 시카고 밀레니엄 오페라하우스, 중국 진마오타워와 타워팰리스 3차 등을 구조설계했던 관련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삼성물산은 초고층빌딩사업에 1990년대 중반부터 들어서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당시 미국과 일본의 건설회사들을 제치고 말레이시아의 KLCC빌딩(452m) 건설 공사를 수주했으며, 필리핀 PBCOM(55층), 태국 로열 차랑쿰(63층), 말레이시아 암팡타워(50층) 등을 잇따라 맡았으며 대만 타이베이101(101층) 빌딩은 마감공사를 수행했다.

최근에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를 완공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초고층관련 양중 및 물류관리 계획 △공기단축을 위한 타워 골조공사 시공계획 △형틀디자인 디테일 개발 및 적용 △철근 선조립 디테일개발 및 품질관리 △고강도 콘크리트 배합 및 품질관리 △초고층 건물의 시공중 거동분석 및 모니터링 △슬라브 균열단면 고려 처짐해석 △타워 모니터링 △첨탑 리프트업시공기술 △커튼월 NSC 시공계획 검토및 보완 △기전설비 NSC 코디네이션 △공정분석 및 관리 등 12여개의 초고층빌딩 기술을 자체보유하고 있다.


부르즈 칼리파에 적용된 삼성물산의 초고층 기술의 핵심은 ‘양중기술’이다.
삼성물산은 층당 3일 공정으로 공기를 단축했다.

특히 ‘3일공정’을 위해서는 콘크리트가 10시간 내에 완전히 굳어야 한다.

삼성물산은 보통 24시간 걸리는 콘크리트의 굳는 시간을 10시간으로 단축하기 위해 특수재료를 첨가한 콘크리트를 개발, 이를 적용했다.


삼성물산 관계자에 따르면 초고층빌딩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핵심인 ‘코어월’이 단단히 서야 한다.
코어월은 건물 가운데의 벽체로 사람의 척추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콘크리트는 엄청난 압력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부르즈 칼리파에 사용된 콘크리트는 최대 강도 80MPa로 주사위만한 크기의 콘크리트가 몸무게 80kg의 성인남자 10명을 떠받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 압송기술, 피나클 리프트업 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 측량기법을 개발해 수직도 관리에 적용하고 있으며 실시간 모니터링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물산은 건축물 구조적 솔루션을 제공해 각 층마다 360도 회전하는 형식의 건축물 등 비정형적인 초고층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km 이상의 극초고층 건축물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과 공사수행능력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순 시공을 넘어 초고층 엔지니어링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체탐방 2) 현대건설

‘양방향 멀티셀 제진장치’ 국내 최초 개발

전경련 회관, 부산 국제금융센터 프로젝트 수행

 

현대건설이 초고층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고층 관련 R&D도 특허출원 및 등록 9건, 실용신안·프로그램 등록 7건의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초고층빌딩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내진성’.

현대건설은 최근 새로운 형태의 동조액체감쇠기인 ‘양방향 멀티셀 제진장치(M-TLCD:Multi-cill Tuned Liquid Damper)’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M-TLCD는 바람 또는 지진에 의한 초고층의 흔들림(수평진동)을 줄이기 위하 개발한 제진기술로 초고층 건물과의 움직임 특성을 쉽게 동조할 수 있게 됐으며, 하나의 장치로 양방향 흔들림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어 설치에 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고 비용절감까지 가능하게 했다.

 
현대건설은 또 GPS-Network 기반 위치계측관리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상공에서 GPS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계측하는 기술로 현장에서 mm수준의 정밀시공을 할 수 있게 됐다.

측정거리나 각도에 한계가 있는 기존 광파기와는 달리 건물의 높이나 기상조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위치계측이 가능하며, 5대의 GPS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오차를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초고층 공사계획 시뮬레이터를 개발, 기존 설계중심의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건설단계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공사검토 및 물량산출의 자동화를 비롯해 공사계획 단계서부터 각종 공법 및 투입자원에 대한 대안을 비교·검토해 원가절감과 공기단축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현대건설은 △200MPa 고강도 콘크리트 △1.2km 콘크리트 압송기술 △초고층용 콘크리트 펌프압송성 평가 및 예측기술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기반 콘크리트 양생관리시스템 등의 초고층 핵심요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대표적인 초고층빌딩은 국내에는 ‘목동하이페리온Ⅰ’, 해외에는 베트남 ‘BITEXCO 타워’가 있다.

 
목동하이페리온Ⅰ은 풍하중을 산정하기 위한 풍동실험을 현대건설이 보유한 풍동실험실에서 모두 수행했다.

또 두께 2.5m~3.2m의 대형 매트기초 수화열 발생에 따른 균열을 제어하기 위한 배합 및 양생기술을 적용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건설된 BITEXCO 타워는 베트남의 최고층 건물로 구조체 콘크리트 무선온도 계측관리시스템을 적용해 공기를 단축했다.

기존 설계된 콘크리트 아웃리거층의 철골 변경으로 20일 이상 공기를 단축했으며, 플랫 플레이트 바닥시스템을 적용해 4일 공정을 달성했다.

 
이 밖에 현대건설은 현재 △부산 해운대 관광 리조트(490m, 108층) △부산 국제금융센터(271m, 63층) △서울 전경련 회관(246m, 50층) 등의 초고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초고층빌딩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공사비와 공기가 증가하고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며 “현대건설 초고층 R&D는 설계 및 시공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고품질과 효율적인 공사관리를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탐방 3) GS건설

국내 최초 ‘초고층 화재 시나리오 구축기술’ 개발

코어후행공법, 기둥축소량기술, 초고층 굴뚝효과 기술 보유 

 

GS건설이 건설사 중 최초로 ‘초고층 화재 시나리오 구축기술’을 개발하면서 초고층빌딩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이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영국의 ARUP사의 자문과 세계 초고층빌딩 화재 사고사례의 분석을 통해 총 148개의 시나리오를 개발, 건축물별로 적합한 화재 시나리오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설계에 첫 적용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GS건설은 초고층 방재 분야에서 세계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GS건설이 자랑할만한 초고층건축기술은 △코어후행공법 △초고층 물량 최적화기술 △기둥축소량기술 △초고강도 콘크리트 △고유동화 콘크리트 △초고층 굴뚝효과 관련기술 등이 있다.

 

특히 코어후행공법은 국내 초고층빌딩은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전례없는 GS건설만의 신기술이다.

슬래브를 먼저 올리고 나중에 코어부분을 작업하는 기술로, 작업 공간 확보가 쉽고 작업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건물을 지을 때 코어(엘리베이터 부분)를 먼저 올리고 나중에 슬래브를 시공하면서 올렸다.

 

GS건설의 초고층빌딩 대표작은 IFC Seoul로 연면적 50만6335㎡ 규모에 사무실 타워 A(176m 29층)·B(284m 55층)·C(186m, 32층)와 38층의 호텔로 구성돼 있다.

이 건축물에는 GS건설만의 ‘연돌효과(Stack Effect) 해석 및 저감 기술’이 적용 됐다.

 

연돌효과는 건물 내·외부 공기의 무게(밀도)차이로 인한 압력에 의해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으로 출입문의 개폐가 어려우며 엘리베이터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화재 발생 시에는 유독성 연기와 화염이 각종 수직개구부인 계단, 엘리베이터, 설비샤프트, 공조덕트 등을 통해 급속하게 전층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재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GS건설은 그러나 ‘연돌효과(Stack Effect) 해석 및 저감 기술’ 적용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IFC SEOUL 실적을 바탕으로 중동 및 동남아지역 초고층 프로젝트 입찰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며 “기술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기술제안 역량을 바탕으로 수주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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