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무역 1조 달러 달성 테이프 커팅의 주인공은 삼성중공업이 차지했다. 

지난 5일 오후 3시 30분, 한국이 건국 63년 만에 세계 9번째로 ‘무역규모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순간 삼성중공업의 감회는 남달랐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오후 3시경 관세청에 6억 달러짜리 드릴십 2척, 총 12억 달러를 수출한다고 신고한 것.

수출선 신고는 보통 선박 인도와 출항일로부터 1∼2주전에 한다.  
관세청의 수출입 통계시스템에 ‘삼성중공업 드릴십 2척, 12억 달러’가 잡히면서 한국은 드디어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이번 드릴십은 애초에 내년 2012년 1월 31일까지 선주측에 인도하기로 계약했지만 공정혁신을 통해 건조기간을 당김으로써 1조 달러 돌파 테이프를 끊는 영광을 안게 됐다. 
이날 신고된 드릴십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2008년 수주한 10척 이상의 드릴십 가운데 미주지역 선사에서 수주한 2척이다.

배수량 9만6000DWT급으로 해상에서 최대 12k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996년 10월 미국 듀퐁그룹의 코노코사와 유전개발 전문업체인 R&B사 컨소시엄으로부터 심해유정 개발용 드릴십을 수주했다. 국내 최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조선업계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벌크선 같은 일반상선을 주로 건조 하는데 그쳤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같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 시장선점을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1호선을 수주한 지 4개월 만인 1997년 2월 동급의 드릴십 1척을 추가로 수주한 것을 비롯 1호선 건조를 완료한 1998년 9월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2척 가운데 7척을 수주했다. 시장선점 전략은 적중했다.

시장진입 2년만에 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한 것.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총 100척 중 48척을 삼성중공업이 차지했다.

지난 2008년에는 세계 최고가 선박으로 기록된 1조원짜리 드릴십을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유전개발지역이 심해와 극지방으로까지 확대됨에 따른 극지용 드릴십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극지용 드릴십은 유빙(流氷)이 많은 북극해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내빙 설계한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종전의 고정식 해양플랫폼이나 반잠수식 설비 보다 기동력이 뛰어나고 성능이 개량된 장비를 원하는 오일메이저들의 요구를 일찍 반영했다”며 “남들보다 앞서 드릴십시장을 개척하고 기술을 개발한 것이 오늘날 경쟁력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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