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을 넘게 달려온 철도가 다시 미래 100년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국내 철도는 지난 1899년 경인선을 개통한 이래 112주년을 맞았다.
물론 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함께 철도가 역사적 퇴물로 여겨지는 수난도 겪었다.
그러나 한 세기를 뛰어넘어 축적한 철도산업의 역량과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시대의 화두가 만나 다시 도약하는 환경을 맞이한 것이다.

 

지난 112년 간 국내 철도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개통된 고속철도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시속 350㎞급 고속열차 제작기술도 보유했다.
시속 400㎞급 차세대 고속열차와 한국형 틸팅열차ㆍ자기부상열차 등 미래를 주도할 첨단 철도기술도 국내 기술력으로 하나하나 개발해 나가고 있다.

 

기후변화와 화석연료의 고갈 등으로 저탄소 녹색교통수단의 가치가 커지면서 철도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교통 부문은 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21%,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20%를 차지하는데 철도는 항공기의 27배, 고속버스의 29배 에너지 효율성을 갖고 있다.
철도의 CO₂ 배출량은 이들 교통수단의 8%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 4월 KTX 개통은 철도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철도는 도로ㆍ항공 교통에 비해 상당한 속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시간 가치가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시간을 벌어주는 교통수단으로 부각한 것이다.

 

국토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2020년이면 전국 대부분의 주요 도시가 KTX를 통해 90분 내에 연결된다.
전국이 거대한 하나의 도시처럼 통합된다는 의미이다.

또 대도시권에 30분대 광역·급행 철도망을 구축하고 녹색 철도물류체계 구축 등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시속 230㎞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철도 구간은 경부고속철도 368.5㎞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0년에는 약 6.4배인 2362.4㎞로 늘어난다.

경부·호남·수도권 고속철도의 ×자형과 서해선·동해선·경춘선·경전선·춘천∼속초선의 □자형을 결합한 국가철도망도 완성된다.
이렇게 되면 출·퇴근 시간 정도인 1시간 30분 정도에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철도 서비스 범위가 현재 인구의 60%에서 83%로 확대된다.

고속철을 포함한 철도 총연장은 3556㎞에서 4934㎞로 늘어나고, 복선화율은 49.6%에서 79.1%로, 전철화율은 60.4%에서 85.0%로 각각 높아진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현재 진행 중인 고속철 사업의 적기 완공에 주력하기로 했다.
우선 대전과 대구의 도심구간과 오송∼광주 구간은 2014년까지 완공하고, 광주∼목포 구간은 2017년에 공사를 마치기로 했다.
공사가 완료되면 서울∼광주 운행시간은 현재 2시간52분에서 1시간11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수도권에서는 병목구간 해소와 수도권 남부지역 수요 흡수를 위해 수서∼평택 61㎞ 노선이 2014년까지 건설된다.
대전·대구 도심구간과 수서평택 구간이 완공되면 서울∼부산은 1시간43분이면 주파할 예정이다.

 

광역철도 운영체계는 급행위주로 재편해 도심접근 30분대 광역철도망이 구축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인 일산∼수서, 송도∼청량리, 의정부∼금정 노선은 내년부터 2015년 사이 착공에 들어간다.
복선전철로 깔리는 이 3개 노선의 연장은 140.7㎞, 사업비는 13조원에 이른다.

이미 진행 중인 경의선 용산∼문산, 경춘선 망우∼금곡, 분당선 왕십리∼선릉, 신분당선 강남∼용산, 신안산선 안산∼여의도 복선전철화 등 총연장 334㎞에 달하는 15개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해 적기 완공에 총력을 기울인다.
중장기적으로는 대부분 광역철도가 시속 180㎞대로 고속화될 예정이다.


산업단지와 물류거점을 연결하는 대량수송 철도 물류 네트워크 시대도 열린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동해항·마산신항·여수율촌산단·구미산단·아산산단으로 이어지는 5개 철도사업을 새로 추진하고, 광양항·울산신항·포항 영일신항·군장산단 철도 등 기존 4개 사업을 적기에 완공하기로 했다.

또 경부 및 호남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기존 경부선과 호남선을 주요 화물 발생 거점과 연계한 화물중심 노선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KTX의 화물전용칸 등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소량화물 운송도 이뤄져 전국 당일배송은 더욱 확대된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운영하는 2단적재열차도 도입된다.

국토부는 이 같은 고속철도망 계획이 완성되면 철도 여객수송 분담률은 2008년 15.9%에서 27.3%로, 화물수송 분담률은 8.0%에서 18.5%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774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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