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중심부의 4배 가까운 고에너지 밀도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레이저 시설이 국내에 구축됐다.


이에 따라 우주의 초신성 폭발이나 태양 중심부와 같은 초고온, 고압, 고밀도의 극한상태에 관한 연구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양자광학연구부 임창환 박사팀은 1 kJ(킬로주울)의 광자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고에너지 레이저 시설을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이 시설은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의 일환으로 3년간 36억원을 투입해 구축했다.


완성된 시설은 국내 최대이자 세계 10위권 규모(광자 에너지 양 기준)의 고에너지 레이저 시설로, 태양 중심부 밀도(약 150 g/cc)의 4배에 달하는 600 g/cc의 고에너지 밀도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이 시설을 이용하면 거대 혹성 또는 별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밀도 상태를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어 태양 내부나 초신성 폭발 같은 우주현상의 재현과 규명 연구에 활용할 수 있으며, 다이아몬드처럼 초고온 고압 상태에서 형성되는 희귀광물의 생성과정 규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설은 고에너지 밀도 과학 및 양자광학 분야에서 다양한 첨단 연구가 가능하도록 나노초(10-9초)와 피코초(10-12초) 영역에서 발진하는 혼합형 형태의 레이저 발진기와, 7개의 레이저 증폭단으로 4개의 빔 라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각각의 빔 라인은 250 J(주울)의 레이저 빔을 발생시킬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플라즈마 생성과 압축을 위해 4개의 레이저 빔을 3차원으로 조합할 수 있도록 지름 1 m의 구형 반응 챔버도 설치했다.


이 시설은 실험실 우주물리, 레이저 입자 가속, 플라즈마의 불안정성 및 상태방정식 등 차세대 유망 분야로 꼽히는 고에너지 밀도 과학 연구를 활성화하고 플라즈마 기초 분야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레이저 핵융합 효율을 높이일 수 있는 고속점화 연구,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핵종변환, 반도체 리소그래피용 극자외선 광원 개발, 레이저 단조 등 기초연구와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국가 필수 연구시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임창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광학연구부 책임연구원(박사)은 “고에너지 레이저 시설을 이용하면 기존의 시설로는 불가능했던 높은 에너지 밀도와 초고온 초고압 상태를 만들 수 있다”며 “레이저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중성자, 고에너지 전자, 이온 등 새로운 양자빔 발생 뿐 아니라 X-선 영상, 우주 추진체, 신물질 제조, 레이저 핵융합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연구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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