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이란 제재로 국내 건설업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중국 건설업체들의 대이란 에너지 시장 영향력 확대 등 해외 경쟁력이 강화돼 국내 건설업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해외건설협회와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이란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이란 제재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기업은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재에 동참하면서 오랫동안 공들여 놓았던 시장에서 포기해야 하는 무역과 투자의 빈틈을 중국이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란 핵개발로 미국과 한국 등이 속속 제재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지난 7일 중국이 이란과 20억 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이란 마수드 미르카제미 석유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이란에 부족한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비롯, 중국의 대이란 에너지 분야 투자유치를 위해 중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세계 2위의 원유 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정유 시설 부족으로 휘발유, 경유 등을 중국과 터키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발표한 ‘글로벌 TOP 225대 해외건설 업체의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54개 업체의 총 매출액은 505억 달러로 미국(497억 달러)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건설을 포함한 경제규모는 미국이 여전히 1위다.
그런데 건설시장만을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중국의 올 건설시장 규모는 7850억 달러로 미국(7240억 달러)을 넘어섰다.

자국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에서도 중국의 성장세는 매우 공격적이다.

 

해외건설시장에서 미국이 중국에 선두자리를 내준 것은 향후 중국 업체의 해외건설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 준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원전, 고속철도 등 대형 프로젝트의 보고인 중국 건설시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건설 수주 4000억 달러를 돌파한 지금 향후 수주 확대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재정비하고 점검해야 한다.

특히 당분간 이란에서 신규 공사수주가 어려워져 중기적으로 이란 플랜트 시장의 위축으로 인해 수주 지역 다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철수로 이란 에너지 시장에서 중국 건설업체들에 해외건설 시장을 뺏길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건설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에도 중동지역(75%)과 플랜트(83%) 공종의 수주 비중이 월등히 높아 시장이나 공종의 다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거대한 규모와 성장성을 자랑하는 중국시장에서 향후 글로벌 건설업체들과 중국 건설업체들 간에 치열한 각축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올 하반기 25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다.
이것도 고스란히 중국이 독차지할 공산이 크다.

 

해건협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 업체들의 견제 속에 해외건설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 정보 인력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 하다”며 “특히 우리의 강점인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건설 능력을 연계해 패키지딜 프로젝트 추진이 전략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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